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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공포/스릴러영화추천] 버드박스

오랜만에 인상 깊은 공포 스릴러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는 공포영화를 자주 보는 스타일이 아니고 혼자서는 또 절대 못 보기 때문에 공포 영화를 볼 일이 별로 없는데요. 오랜만에 밤 12시에 눈을 질끈 감고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한 번쯤은 보면 좋겠다 싶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목차

1. 드라마/공포/스릴러 장르

2. 줄거리

3. 산드라 블록의 재발견

4. '그것'을 보면 죽는다 (결론 포함)

 

 

1. 드라마/공포/스릴러 장르

저는 개인적으로 귀신이나 좀비가 직접 등장하는 종류의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귀신이나 좀비는 등장할 때 배경음악과 함께 깜짝깜짝 놀래는 공포라서 그때는 놀라고 무섭지만 그 이후에는 심장만 아프고.. 뭔가 공포감이 너무 뻔하달까요?

오히려 실체 없이 어떤 으스스한 이야기 전개나 상황이 주는 심리적인 공포를 더 무서워하면서도 즐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공포 영화여도 드라마 장르를 좋아합니다. 

버드박스는 무언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실체 자체가 그렇게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그 실체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더 중요하게 다뤄지죠. 그런 점에서 더 으스스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2. 줄거리

여주인공 멜로리 헤이즈가 왼쪽에는 여자아이 '걸'을, 오른쪽에는 남자아이 '보이'를 품에 안고 있는 영화 포스터. 셋 다 안대를 하고 있다.
버드박스 영화 포스터

영화는 산드라 블록이 두 아이를 데리고 정체 모를 무언가에게 홀리지 않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산드라 블록이 겪었던 지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어느 도시에서 큰 언니인 멜로리 헤이즈(산드라 블록)과 여동생인 제시카 헤이즈(사라 폴슨)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유럽과 러시아발 사람들의 집단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하루는 임신 중이었던 멜로리 헤이즈가 정기 검진을 받으러 여동생과 함께 병원에 갑니다. 그런데 길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챕니다. 급하게 자동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는 두 사람, 그러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목격하고 피하다가 차가 전복되어 버립니다.

자동차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언니는 트럭에 스스로 치여 자살하는 여동생을 봅니다. 방황하던 멜로리 헤이즈는 누군가가 "땅 아래만 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땅만 보며 걷다가 누군가의 집으로 대피하게 됩니다. 

그 집 안에 무사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정체모를 그 무언가를 '보면' 죽는다고 가정하고 창문을 신문지로 모두 막아버립니다. 집주인은 그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 CCTV를 살펴보다가 그 무언가를 보고나서 혼미해집니다. 그러다가 돌에 머리를 박아 죽고 맙니다.

무사히 살아남았지만 식량이 떨어져 갑니다. 마트로 가면서 또 여러 가지 일을 겪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일을 겪으면서 멜로리가 자신이 임신한 한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까지 함께 지키게 됩니다.

 

3. 산드라 블록의 재발견

처음에 주연이 산드라 블록? 산드라 블록이 공포물을? 조금 의아했습니다. 제가 가진 산드라 블록의 이미지는 예전 로맨틱코미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미지나 '블라인드 사이드'같은 이미지가 떠올라서요.

 

'어떻게 산드라 블록이라는 대배우를 활용할까?'가 저에겐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영화 블라인드에서는 산드라 블록의 엄마 이미지를 잘 활용합니다. 두 아이를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모습에서 기존 산드라 블록이 가진 이미지를 너무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여 영화를 더 잘 살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산드라 블록이 공포 영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구나,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산드라 블록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저에게는 산드라 블록을 재발견하는 영화였습니다.

 

 

4. '그것'을 보면 죽는다 (결론 포함)

영화에서는 '그것'에 대해 끝끝내 자세히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을 보면 죽는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지만, 영화는 그것의 정체가 중요하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중요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줬을 겁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정체모를 '그것'을 보도록 유혹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는 멜로리의 목소리로 다가와서 '괜찮아, 안대를 벗어도 돼. 나를 봐도 돼.'라고 이야기하죠. 멜로리가 보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은 또 보라고 합니다. 분명 같은 사람인데 다른 말을 하는 겁니다. 이럴 때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이런 상황 또한 여러 가지 상황으로 빗대어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멜로리가 목숨을 걸고 갔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집은 어떤 집이었을까요? 영화 결말 부분에서 보여주는 그 집은 바로 시각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집입니다. 그들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볼 수 없다는 건, 무심코 생각할 때 삶의 큰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기에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애초에 볼 수 없는 사람들과 보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살아남았습니다.

어쩌면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결정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볼까? 에 대한 선택 또한 중요한 것이겠죠. 이렇게 의지적으로 우리의 눈과 생각을 지키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영화 버드박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마지막에 조금 심오(?)해졌는데요. 그냥 가볍게 으스스한 공포 스릴러물을 보고 싶은 분들도 버드박스를 추천해 드립니다. 그냥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봐도 재미있습니다. ^^

영화 관람에 많은 도움 되시기를 바랍니다.